[박찬 기자] 치어리더는 항상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마주한다. 누군가의 감정을 이끌고 표정으로 승화시키는데 스스럼없는 그들이다. 매 경기마다 줄곧 화려하고 강렬한 눈빛을 보여주지만 그 안의 에너지는 되려 아침 서리처럼 맑고 잔잔하다. 그중 누구보다도 담백하고 진실한 치어리더 서현숙과 bnt가 만났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이루어진 화보 촬영에서 평소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 그였다. 동네 친구처럼 가식 없이 웃다가도 카메라가 응시하면 곧바로 감각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청순, 관능, 도도함 사이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한 서현숙에게 화보 촬영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순간인 듯했다.
최근 활동에 대해 묻는 질문에 “최근엔 KBO 리그에서 응원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K리그도 개막해서 투입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서현숙 TV’라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 중인 그는 “팬분들에게 더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난 원래 까봐야지 매력 있는 스타일이라서”라고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고.
촬영장과 경기장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그. 이런 성격이 치어리더의 길에 영향을 미치게 된 건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아니라며 “원래 학창 시절 때는 ‘트리플 A형’이었다(웃음). 근데 이 일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할 말 다 하는 성격으로 바뀐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이 직업 자체가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는 직업이지 않나. 그래서 나부터 바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어떻게 치어리더를 꿈꾸게 된 걸까. 이에 대해 서현숙은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내 안에 ‘관종끼’가 있는 것 같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그런 요소가 있었지만 소심하게 가려온 느낌”이라고 답하며 끼를 유감없이 발산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치어리더가 되려면 어떤 부분을 갖춰야 하는지 묻자 “솔직히 말하면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개인의 몫이다”라며 “연습량이 엄청 많고 자신과의 ‘멘탈 싸움’이 치열하다. 의지력이 굉장히 강해야 가능한 직업이다”라고 답했다.
그런 서현숙의 첫 응원 무대는 어땠을까 궁금했다. ‘부천 하나외환’ 시절 그는 1주일도 연습을 못 하고 투입됐다고. “그 당시 나는 스포츠의 룰, 경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와서 ‘이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치어리더가 되기 전에는 서포터즈 활동에 관심이 없었는지 묻자 학창 시절에는 입시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교 입시까지 줄곧 이어져 온 생활이니 그때는 댄스 스포츠밖에 모르고 살았다”라고 답한 그였다.
‘서현숙’하면 떠오르는 금발 머리. 어떤 계기로 지금의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했다. 머리에 대한 권태기가 왔던 것 같다”라며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단발머리를 하다 보니 ‘색깔만이라도 바꿔보자’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줬다”라고 답했다. 이제는 다른 컬러의 헤어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까. 그러자 서현숙은 “여기서 처음 말하는 건데 조만간 파란색으로 염색할 예정이다. 밝은 머리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라고 말했다.
어느새 치어리더 6년차에 접어든 그. 처음 마주했던 것과 달라진 것이 있을까 묻자 “우선 생각하는 방향이 좀 달라진 것 같다. 후배들이 점점 생기다 보니 ‘나보다 후배들이 조금 더 빛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답했다. 주변의 반응이 달라진 부분도 있다고. 애초에 친구가 많이 없다는 그는 ‘마이 웨이’ 스타일로 혼자가 편하다고 말했다. “친구 수가 손에 꼽는다”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후배들에게는 서현숙이 어떤 존재일까. 후배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묻자 그는 “후배들 앞에서 직설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다. 내 눈에 아니다 싶으면 바로바로 말한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는 그래야 그 친구들이 다음부터는 실수를 안 하기 때문이라고.
최단기간 ‘맥심’ 완판 표지 모델인 서현숙.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화보 촬영을 잘 해내는 비결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대학생 때 피팅 모델을 했었다. 그때 포즈 연습을 많이 했었는데 치어리더가 된 이후의 화보는 또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하며 돋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처음 섭외 연락을 받고 기분이 어땠는지 묻자 그는 “일단은 영광스러운 기분이 먼저 들었지만 사실 불러주실 거라고 예상은 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서 “평소에도 너무 노골적인 노출을 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느 정도 수위를 완화한 게 그 정도였다”라고 말한 그였다.
남성 팬들이 유독 많기로 유명한 서현숙.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나에 대한 댓글을 자주 보는 편이다. 보통 ‘흰 피부’, ‘금발 머리’, ‘가는 발목’ 등을 칭찬해주시더라. 그런 취향이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그런 서현숙의 롤모델은 치어리더 박기량이라고. “솔직히 처음에는 외적인 것만 보고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다. 치어리더 하면 떠오르는 긴 생머리, 길쭉길쭉한 다리, 춤도 잘 추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라고 말하며 이어서 “최근에 같이 일하게 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됐는데 배울 게 정말 많더라”라고 답했다.
평소에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서현숙은 “집에서 혼자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주로 한다. 한번 하면 12시간 정도”라고 털털하게 말했다. ‘보이스톡’을 통해 솔직하게 대화하면서 게임을 하는 편이라고.
이상형에 대해서는 배우 박해진을 꼽았다. “내가 강아지같이 생긴 얼굴형을 좋아한다. 보통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다 모아놓으면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하더라. 박해진 씨, 서강준 씨, 차은우 씨 이런 느낌(웃음)”라고 말하며 이어서 “성격적으로는 나를 잡아주고 리드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한 그였다.
조금 이른 질문이지만 치어리더를 은퇴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문득 궁금해졌다. 서현숙은 “후배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있고 최근에는 촬영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라며 “내 매력을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능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 광고 모델이나 예능인으로서의 활동도 계획 중이다”라고 답했다.
치어리더와 경기장의 관중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최근 KBO 리그는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느낌인지 묻자 “항상 찾아주시던 팬들이 있는데 경기장에 아무도 없다는 게 실감 난다”라며 “그 부분이 정말 허전하다. 얼른 사태가 안정돼서 웃는 얼굴로 뵙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요즘에 바이러스가 심한 만큼 건강에 유의하라고 말한 서현숙은 환하게 웃으며 다음 경기를 기약했다. 밝은 에너지로 경기장 곳곳을 채우는 치어리더 서현숙, 그가 있어서 서포터즈들은 더욱더 환호할 수 있던 것은 아닐까.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차케이
재킷: 일립시스
스커트: 홀리넘버세븐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실장
어시스턴트 오예린
헤어: 정샘물 이스트 주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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