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이 산업현장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능형 폐쇄회로TV(CCTV)와 인공지능(AI) 협동로봇 등이 결합된 스마트팩토리부터 자동으로 물류 관리를 해주는 스마트항만, 원격에서도 진료 현장을 볼 수 있는 스마트병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5G를 활용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5G 스마트팩토리 ‘활발’
통신 3사는 올해 5G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 5G 상용화를 시작하면서 커버리지(서비스 범위)와 가입자 확대에 공을 들였다면 올해는 B2B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대표 사례가 스마트팩토리다. 5G를 도입하면 공장 무인화가 가능하고 사고율도 낮출 수 있다. 통신 3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경기 안산 시화공단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화에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컨베이어벨트의 제품을 시시각각 분석해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5G AI 머신비전’ 도입을 돕는다. SK텔레콤은 2018년 명화공업에 이 솔루션을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수력원자력, 신세계아이앤씨 등과도 스마트팩토리 구축 협약을 맺었다. 또 이 솔루션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지멘스, 보쉬 등 18개 기업·기관과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5G-SFA)에 참여했다.
KT는 현대중공업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2018년부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로봇 개발, 선박 건조 기술과 KT의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AI 기술을 결합해 제조업 혁신을 이끄는 게 목표다. 두 회사는 AI 음성인식 협동로봇,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 등과 스마트팩토리 기술 개발 등에 힘쓴다.
○항만·병원·모빌리티 등 확대
5G는 공장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된다. 항만과 병원,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부산항만공사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5G 통신을 활용해 크레인을 원격 제어하고, 현장 영상을 바로 전송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작년 크레인 한 대에 원격제어 및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걸 시작으로 점차 원격 크레인을 늘려나간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거제조선소 인근 해역에서 5G 기반의 원격관제가 가능한 모형선박의 시험 운항을 하기도 했다.
병원에서도 5G를 활용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KT는 세브란스병원, 소방청과 5G와 AI 기반 응급의료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는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5G 수술 지도, 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연세대의료원과 5G 디지털 혁신병원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도 통신 3사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서울시와 손잡고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한 정밀도로지도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KT는 현대모비스와 커넥티드카 분야에 5G를 접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사업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았다.
○2030년 115조원 규모 파급력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기업전용 5G 이동통신 서비스도 내놨다. 5G 기업전용망은 센서·로봇·지능형 CCTV 등 산업용 기기들이 통신 데이터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게 구성한 전용네트워크다.
일반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5G망과는 분리 운영된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고 전송 성공률이 높아 항만 크레인 조종, 지뢰제거용 굴착기 운용과 같은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현장에 적합하다. 현장 및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암호화하고 수집해 불량품을 자동으로 잡아내는 스마트팩토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5G가 이전 세대 통신기술보다 산업계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는 통신 서비스의 개선에 그쳤다면, 5G부터는 다른 산업에까지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 상용화가 가져오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2030년까지 약 42조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약 115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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