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 시절 마지막 국무총리이자 최고령 총리로 기록된 현승종 전 총리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고인은 법학자이자 교육인으로 성균관대와 한림대 총장,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1992년 14대 대선을 앞두고 레임덕에 빠진 노태우 정부의 중립내각 구상에 따라 국무총리를 맡았다. 1993년 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총리직을 역임했는데, 당시 나이가 73세였다.
그는 1919년 평안남도 개천에서 태어났으며 1937년 평안남도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43년 경성제국대학 법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44년 1월 일본군 학도병에 소집돼 1945년 6월 소위로 임관한 뒤 두달 후 광복을 맞았다. 1946년부터 1974년까지 고려대 법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57년부터 1974년까지 고려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0년 4·19 혁명 당시 고려대 학생처장으로서 교수 데모에도 참여했다. 1974년 고려대를 떠나 1980년까지 성균관대 총장을 지냈다. 이후 고려대 객원교수, 한림대 총장을 지낼 때까지 교육계를 떠난 적이 없었다.
법학자로서 법사상사, 비교법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 현 전 총리가 총리에 임명된 1992년 10월은 관권선거 의혹 등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자·민주·국민당으로부터 중립내각 구성을 일임받았다. 한림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현 전 총리를 중립내각 총리로 임명했다.
1993년 2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한림대 한림과학원장을 거쳐 건국대 이사장에 취임, 1999년까지 이사장직을 지냈다. 2001년 인촌기념회 이사장을 맡았고 2005년에는 86세의 나이로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에 취임해 2009년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199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출범 당시 한국 유니세프 회장을 맡아 2010년까지 역임했다.
고려대 재임 중 고려대 법학 명예박사를 받았다. 1976년 타이완 국립 정치대학교에서도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훈장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 충무무공 훈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로마법개론, 로마법원론, 법사상사, 게르만법 등 다수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실이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7시15분으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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