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3대 독일 자동차 기업은 중국 고급차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 독일 애널리스트들의 추산에 따르면 이들 3개 기업의 중국 고급차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獨, 中서 4월 고급차 13.6%↑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급차와 같은 ‘지위 상징적’ 제품 시장이 생필품보다 더 빨리 회복한다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2018년 중반 이후 중국의 전체 자동차시장이 위축되던 상황에서도 고급차 판매는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 수년간 고급차 부문이 확대된 건 소비자들의 자금 조달 방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대중차 브랜드는 중국 정부가 단속하려는 ‘섀도뱅킹(그림자금융)’과 보조금에 의존해왔지만 고급차는 섀도뱅킹과 상관성이 덜하다.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은 BMW와 벤츠를 구입하는 부유층이 이 차를 생산하는 근로자들에 비해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부유층에 자동차를 구입해야 할 새로운 이유로 작용했다. 중국에는 괜찮은 대중교통 시설이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는 데 불안해한다. 지난주 지하철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중국의 고급차 열풍이 식을 우려는 거의 없어 보인다. 중국인들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여전히 서구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내 자동차 판매에서 고급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 불과하다. 2016년 9.6%에서 증가했지만 홍콩의 52%는 고사하고 대도시의 25~29%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에서의 판매 호조는 생산 단가가 높은 다임러를 제외하고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다른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를 웃돌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독일車 수익의 절반 中서 챙겨
중국 시장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독일 업체들의 구세주였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시장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이익의 35~50%를 담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장기 성장하는 데는 과제도 있다. 독일 기업들이 절반만 출자한 현지 합작회사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것이다. BMW는 2018년 주요 합작회사 지분율을 75%로 높이는 획기적인 계약을 맺었지만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독일 자동차산업은 감산에 시달려 왔다.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국 생산거점이 확대되는 동시에 독일 내 자동차 생산은 축소되는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
그래도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상류층에 강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도 그 어떤 기업보다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다. 올해는 이런 차이가 이전보다 훨씬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스티븐 윌멋 칼럼니스트가 쓴 ‘China Keeps Germany’s Car Makers in the Fast Lane’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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