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에도 27일부터 유치원 등교 개학이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교육청에서 학부모 대상 긴급설문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5일 오후 일선 유치원에 공문을 내려보내 학부모들에게 등교 수업 횟수 등을 묻는 내용의 설문을 26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주2회·주3회·주5회 등교 수업 등 선택지를 제시하고 하나를 고르는 식이다.
교육 당국이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학교·교육청별로 △격주제 △격일제 △2부제 등교 등을 검토하라고 당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선 등교 수업 없는 원격 수업 진행이나 등교 개학 연기 여부를 묻는 선택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유치원생들의 학습 집중력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원격 수업은 쉽지 않은 데다 교육부가 생활 방역 수칙 철저 준수를 전제로 등교 개학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생활 방역 수칙을 스스로 지키기 어려운 유치원생이란 점을 감안해 학부모가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고 가정학습을 할 경우에도 교외 체험학습으로 간주해 출석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설문은 유치원생들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급식이나 이 닦기 등에 대해서도 평소처럼 진행할지 물었다. 정상실시·미실시 외에 간편식(급식), 가글제 사용(이 닦기) 등의 선택지를 준 뒤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단 교육청이 이처럼 현장 의견수렴 명목으로 학부모 설문을 통해 등교 수업 횟수 등을 정하는 건 다소 무책임한 행정이란 지적도 나올 수 있다.
교원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3월 말 개학 연기 여부를 묻는 교육부 설문에 대해 “선호 투표식 설문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건 행정부처가 책무를 방기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책임 회피성 설문이 아니라 방역 원칙과 각급 학교의 대응능력에 대한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