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 감독|조민수 치타 출연|드라마|5월27일 개봉|92분|15세 관람가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누구 배에서 나왔길래 이렇게 안 맞아?"
-'초미의 관심사' 엄마 대사 중에서.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극장가에 한 줄기 빛이 보인다. 조민수, 치타(김은영) 주연의 영화 '초미의 관심사'가 개봉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후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이태원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움츠린 극장가에 개봉 스타트를 끊게 됐다.
'초미의 관심사'에는 최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렸던 이태원 뒷골목의 성소수자 클럽 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활동하는 순덕(김은영)은 중학교 때 집을 나와 홀로서기를 했다. 가수를 꿈꾸던 엄마(조민수)와 데면데면하게 지낸지 오래인데, 갑작스러운 엄마의 기습 방문은 달갑지 않다. 알고 보니 순덕의 막냇동생 유리가 엄마의 가겟세를 털어간 것이다. 뒤늦게 확인해 본 순덕의 비상금 통 또한 텅 비어있었다.
정말 내키진 않지만 딱 하루만 참자고 다짐한 순덕은 엄마와 함께 막내를 찾아 나선다. 막내를 잡기 위해 가수인 딸보다 더 화려한 엄마와, 걸크러쉬 큰 딸이 손을 잡은 것이다.
엄마는 프로 오지라퍼다. 사사건건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심지어 딸의 '밥줄'인 무대에서 큰 소리를 친다. 이 과정에서 엄마와 순덕은 이태원 파출소장(정만식), 배달로 이태원을 정복한 흑인 이정복(테리스 브라운) 등의 도움을 받는다.
영화는 하루 동안 이태원 뒷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관광객 역으로 미국인 파쿠르 트레이서 제이미 카펜터, 엄마 친구 사랑 역엔 트랜스젠더 배우 안아주, 드랙퀸 슈슈 역엔 실제 드랙 아티스트 그룹 네온밀크의 나나 영롱 킴이 연기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리가 오손도손 안부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잖아?"
-'초미의 관심사' 순덕 대사 중에서.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가족 드라마에는 눈물·감동 코드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초미의 관심사' 또한 이런 지점은 아쉽다. 다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타인에 대한 '이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영화는 모녀 이야기의 표피로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영화는 성 정체성, 인종, 직업 등의 다름으로 사회적으로 차별에 노출된 캐릭터를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차별 금지'라는 노골적인 메시지가 담기지 않았음에도 시종일관 이야기를 유쾌한 터치로 이끌며 편견을 사르르 허무는 힘을 가졌다.
남연우 감독은 "개성이 확고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누가 등장해도 자연스러운 이태원은 영화에 있어 상징적인 곳"이라며 "서로 다른 우리들의 모습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민수와 김은영의 모녀 호흡은 칭찬받을 만하다. 34년 차 연기 내공의 조민수는 앞에서 끌고,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첫 발을 디딘 치타는 뒤에서 민 격이다. 치타는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었다. '눈빛으로 패는 여자'라는 카피와 딱 맞게 대사보다는 표정 연기가 조금 더 우위다.
영화 초반부는 생경함에 팔짱을 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녀가 맞담배를 피우는 등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숨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팔짱을 풀고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른다.
27일 개봉.
한 줄 평:'먹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막상 먹어보면 맛있는 케밥같은 영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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