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광고 제작 원칙은 이렇다. “화제가 돼야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홈쇼핑은 재미와 함께 제품에 대한 충실한 정보를 함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 원칙이 잘 반영된 히트작이 지난해 말 가수 양준일을 모델로 내세운 유료회원제 ‘엘클럽’ 광고다. 양씨의 히트곡 ‘리베카’ 뮤직비디오를 콘셉트로 찍은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300만 건을 넘었다. 롯데홈쇼핑은 30년간 잊혀졌던 1990년대 가수 양씨가 다시 화제로 떠오르자 가장 먼저 움직였다. 당시 담당자가 양씨의 미국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직접 연락했다. 제안을 고사하는 그를 수차례 설득했다. 지난해 손담비의 ‘미쳤어’ 춤으로 이슈가 된 ‘할담비(할아버지 손담비)’ 지병수 할아버지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찍었다.
최신 트렌드를 발 빠르게 마케팅에 반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홈쇼핑 자체를 낯설어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그 이후 태어난 Z세대)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 대표가 취임하기 전 구매고객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그쳤지만 취임 후 30%를 넘어섰다.
이 대표는 “홈쇼핑 방송은 드라마보다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줘야 한다”며 “쇼호스트에게도 제품에 대해 공부할 것을 가장 많이 주문한다”고 말했다. 재미를 느껴 홈쇼핑 채널에 들어온 소비자도 제품에 관한 유익한 정보가 없으면 곧바로 다른 쇼핑 창구로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시절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뒤편 석촌호수에 띄운 대형 오리인형 ‘러버덕’ 기획을 총괄했다. 러버덕을 보러 온 방문객만 500만 명이 넘었다. 2016년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서는 분양가가 약 7억원인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놔 화제가 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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