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강남~용산' 2단계 연장 늦어져…2027년에나 개통

입력 2020-05-26 17:33   수정 2020-05-27 00:25

서울 용산에서 강남을 연결하는 신분당선 2단계 연장 개통이 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지연된 2027년에나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상반기에 한남뉴타운을 지나는 보광역 신설 논의도 시작된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민간사업자 미군은 최근 용산공원 부지 현장조사를 위한 협의를 했다.

신분당선 2단계 착공을 위해서는 이 노선이 지나는 용산공원부지 현장조사와 그에 따른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그동안 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미군 측이 현장조사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조사가 지연돼왔다. 정부는 당초 2018년 내 현장조사를 끝내고 2019년 초에는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군 측 기류가 변해 최근 처음으로 사업주체들과 협의했다”며 “언제쯤 현장조사가 가능할지에 대해 미군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조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설계와 세부 계획을 짠 뒤 환경영향평가, 지하안전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를 거쳐야 한다. 문화재 발굴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 업계에서는 이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개통 시기도 2025년에서 2027년 이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신분당선 2단계 공사 기간을 72개월로 추산하고 있다.

이 노선은 강남∼정자∼광교 운행 구간을 강남∼신사∼용산으로 확대하는 신분당선 서울 구간(7.8㎞) 연장 사업 중 2단계다.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짓는다. 용산역(1호선)에서 강남역(2호선 및 신분당선)까지 지하철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9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들어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분당선 서울 구간 연장사업 1단계 구간(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 3호선 신사역)은 기존 안대로 2022년 상반기 개통될 전망이다.

현장조사가 시작되면 보광역 신설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구와 서울시는 2단계 구간에 노선 변경과 보광역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광역이 들어서면 대규모 주거타운이 될 한남뉴타운 입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크게 개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신설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나 용산구 등 지방자치단체 예산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한남뉴타운 조합원들이 비용을 대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사업(용산~고양 삼송·18.4㎞) 시행 여부도 조만간 결정된다. 지난해 중간 점검에서는 경제성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보완 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 최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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