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뉴타운 속도 낸다…코로나에도 신고가 행진

입력 2020-05-26 17:24   수정 2020-05-27 00:25


경기 광명뉴타운 아파트값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이 일대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기 시흥 월곶과 성남 판교를 잇는 월판선과 신안산선이 건설되고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가 개발되는 등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신고가 매매거래 잇따라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명뉴타운 인근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광명동 ‘광명해모로이연’(1267가구)과 ‘광명한진’(1633가구)의 전용면적 84㎡는 각각 이달 들어 역대 최고가인 6억9000만원,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광명월드메르디앙’(577가구) 전용 59㎡ 역시 최고가인 5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신축 입주권도 강세다. 2017년 분양한 ‘광명에코자이위브’(2104가구) 84㎡의 조합원 입주권은 지난달 분양가보다 2억5000만원가량 오른 7억9840만원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 2월의 7억9585만원을 넘어섰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84㎡ 입주권은 현재 호가가 8억5000만원까지 형성됐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매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광명뉴타운 내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국내 분양 경기가 위축됐던 2014년에 전체 23개 구역의 절반인 12개 구역이 해제됐고 현재는 11개 구역만 남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광명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사업성이 개선되자 재개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광명 아파트값은 2018년에 전년 대비 15.5%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2.63% 뛰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도 3.45%의 상승률을 보였다.

광명뉴타운 중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16구역이다. GS건설과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광명에코자이위브’를 짓고 있으며 올 11월 준공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15구역에 공급하는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1335가구)는 이달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 외에도 1·4·5구역이 지난해 말 이후 연달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면서 재개발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신안산선·월판선 등 교통 호재도

광명뉴타운의 교통 여건은 크게 개선된다. 우선 광명은 신안산선과 월판선 건설의 대표적인 수혜 지역이다. 광명1구역에는 중학교, 2구역에는 초등학교 신설도 계획돼 있다.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조성도 기대된다. 2024년까지 사업비 2조4000억원을 들여 광명시 가학동, 시흥시 논곡·무지내동 일대 244만9000㎡에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유통단지, 공공주택지구 등 4개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도, 광명시, 시흥시, 경기도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광명1·2구역 서쪽에 흐르는 목감천은 지난 1월 경기도에 의해 국가 하천으로 승격됐다. 국가 하천으로 지정되면 정비할 때 국가 예산이 지원된다.

다만 신규로 집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광명시는 2018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재개발 조합원의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주요 인프라인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주변 지역이 대부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점도 아쉽다.

3기 신도시 공급이 시작되면 서울 대체 주거지로서의 메리트도 일정 부분 상실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광명 일대가 향후 4기 신도시로 선정되면 광명뉴타운 일대 재개발 사업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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