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불거질 때마다 들썩이는데…희토류 테마株 '진짜'는 없다

입력 2020-05-26 17:45   수정 2020-05-27 00:34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문제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로 연일 대립하면서 희토류 관련주가 또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희토류 관련주로 주목받는 종목 가운데 실제로 희토류와 관련성이 큰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유행하는 희토류 테마주가 결국 ‘폭탄 돌리기’를 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유니온머티리얼은 26일 4.13% 오른 3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희토류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최근 3거래일간 35.24% 급등했다. 같은 기간 혜인(33.03%) 노바텍(23.65%) 쎄노텍(16.51%) 대원화성(11.32%) 티플랙스(10.30%) 등도 희토류 테마주로 동반 상승했다.

유니온머티리얼은 자동차 모터 등에 사용하는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 중이다. 페라이트 마그네트는 자동차 모터에 들어가는 희토류계 자석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회사의 페라이트 마그네트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기준 2억원이다. 전년 동기에는 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희토류 대체품으로 인정될 만큼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쎄노텍은 페인트·잉크·광산업에 사용하는 세라믹 비드 생산 업체다. 지난해 세라믹 비드 매출은 190억원이다. 2018년 19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라믹 비드의 광산업 사용 비중이 늘더라도 이를 중국 내 희토류 채굴업체에 공급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혜인은 자회사 혜인자원에서 희토류의 일부인 몰리브덴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았다. 혜인자원은 2011년 경북 울진에 있는 몰디브덴 광산 채굴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적자를 지속 중이다. 관련 유통 실적도 전무하다.

스테인리스 봉강 절삭가공업체인 티플랙스도 희토류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희토류를 이용한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희토류 공급 불안이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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