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26일 11.49% 오른 3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6.29%, 14.15% 올랐다. 이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지만 주가 상승 호재가 여전히 많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완성차 생산이 재개되고 있다. 연초 완성차업체들은 올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해 배터리를 공격적으로 발주했었다. 코로나19로 완성차업계의 조업이 중단되고 조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배터리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동률은 평균 80%로 회복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각국이 그린 뉴딜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최근 전기차 부문 부양 계획을 발표하고 다음달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부양책에는 △통합 클린차 구매기구 신설 예산으로 2년간 200억유로(약 27조원) 지원 △전기차 증산에 최대 600억유로(약 81조원) 지원 △전기차 부가가치세 면제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회복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친환경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그린 뉴딜이 올해 하반기 시행된다는 가정하에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1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56만 대)의 약 두 배다.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테슬라가 중국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구매세가 면제되고 정부 보조금을 받는 데다 미국 공장 대비 원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판매 가격을 인하할 수 있게 됐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보조금 지급까지 고려하면 소비자가 지급하는 금액은 스탠더드 모델 기준 14만위안(약 2400만원) 가까이 내려간다”며 “테슬라가 올해 중국에서 15만 대 이상을 판매하면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까지 잠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주의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지금 투자해도 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현재 배터리 관련주는 미래 성장성을 앞당겨 반영하고 있다”며 “한 차례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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