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스쿨존에서 SUV 차량으로 자전거를 탄 9살 아이와 부딪힌 가해자가 사고 직후 다친 초등생을 야단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8분께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에서 흰색 SUV 차량이 모퉁이를 돌아 앞서가던 자전거의 뒷바퀴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초등학생 A군(9)은 사고로 쓰러지면서 다리를 다쳤다. A군은 이날 병원에 입원 후 퇴원했다.
A군의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차주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가해 운전자 딸인 B양과 놀다가 때렸는데 사과도 없이 자리를 뜨자, 차를 타고 일부러 쫓아와 사고를 냈다는 게 가족들의 주장이다.
피해자 누나는 차주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라며 이날 '경주 스쿨존 사고'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피해자 누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박는 사고를 냈다"며 "목격자 분들의 증언에 의하면 브레이크 등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서도 피해자 가족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증거가 나왔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TV 영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SUV 차량을 운전한 B양의 어머니가 사고 직후 자전거와 함께 쓰러진 B군을 세워놓고 다그치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가해자가 쓰러진 아이를 계속 다그치자,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이 경찰과 119에 신고해 피해 학생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사고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만큼, 가해 차량이 제한속도 준수 등 이른바 '민식이법'을 어겼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에 따르면 어린이를 사망케 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 상해를 입혔다면 500만∼3000만원의 벌금이나 1∼15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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