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기부금을 모금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피해 할머니 지원에 사용한 돈은 전체 기부금 중 3%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정의연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서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 2018년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 및 명예회복 활동에 사용하겠다며 총 6억 3560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 피해자 지원사업에는 2240만원만 사용했다. 피해자 지원사업에는 정서적 안정사업과 유가족 장학금 등이 포함됐다.
기부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 사업 항목은 대외협력(국제 및 남북, 국내연대사업)이다. 모두 2억 660만원이 쓰였다. 이 밖에 홍보물 제작·홈페이지관리 등 기획 홍보사업에도 5500만원이 들어갔다.
또 정의연의 올해 기부금 모금 목표액 20억원 중 '피해자 지원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2017~ 2020년도 정의연 기부금품 모집·사용 계획서에 따르면 정의연은 올해 2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20억원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기부금품 사용 계획서에서 월별 정기방문, 생신, 명절 방문 및 기타 지원, 피해자 사망시 장례지원 등 피해자 지원사업 등 피해자 지원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모금액의 2.5%(5000만원)였다.
피해자 지원 사업 비중은 2017년 73%에서 2018년 22%, 2019년 6%로 점차 줄었다.
목표 기부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은 역시 대외 협력 사업으로 12억9000만원(64.5%)을 배정했다.
이중 '김복동 센터' 사업 비용이 11억원이다. 정의연은 지난해 아프리카 우간다에 김복동 센터를 짓는 계획으로 모금을 했지만, 건립이 무산되자 모금한 돈을 돌려주는 대신 미국 워싱턴에 짓겠다고 했다.
이 같은 자료를 공개한 추경호 의원은 "피해 할머니를 도우라고 국민이 모은 성금을 단체의 대외 협력이나 홍보에 주로 쓰는,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후원금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정의연은 "(우리는)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 안정만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다"라면서 "피해자들과 함께 보편적 인권문제로서 전시 성폭력의 개념을 세우고 확산시켜온 세계적인 여성 인권운동단체"라고 밝혔다.
일례로 정의연은 작년 1월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때 시민들로부터 거둬들인 조의금 일부를 사드 반대 대책위원회, 탈북 종업원 북송 추진 단체 등에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