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아메리칸타운은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동포들이 고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공 성격의 주거사업이다. 1단계 사업은 2018년 10월 830가구가 송도에 입주하면서 종료됐다. 2024년 3월 준공 목표로 추진되는 2단계는 아파트 498가구, 오피스텔 661실, 상업시설 1만8000㎡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인천글로벌시티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계획보다 분양 절차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안내문을 현지 에이전트들에 발송해 양측의 갈등은 더 심해졌다. LA의 A부동산 관계자는 “작년 10월로 예정됐던 본계약 체결이 코로나19와 어떻게 연관돼 지연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구체적 일정 없이 장기화될 것이라고만 알리는 안내문을 청약한 동포들에게 도저히 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청약에 당첨된 해외 동포들이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송도아메리칸타운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청약에 당첨된 498가구 가운데 12명의 계약해지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 2.84 대 1의 경쟁에서 탈락한 후순위 대기자 1000여 명 가운데 500여 명도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스텔 분양에 청약한 400명 가운데 120여 명은 이미 청약을 취소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다.
현지 에이전트들은 지난 2월 사업시행사, 인천시, 인천경제청에 보낸 청원서에 이어 두 번째 청원서를 이달 안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사업시행사는 지구단위 변경 등 수익성만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에 주무관청인 인천경제청이 직접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주택 3.3㎡당 분양가 1850만원의 약속을 지키고, 오는 6월까지 동·호수 배정과 본계약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글로벌시티는 해외동포 타운 조성을 위해 2014년 출범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인천투자펀드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인천투자펀드는 패션 제조 및 유통·수입사 리앤한 62.42%, 인천시 37.45%의 지분으로 구성됐다.
인천글로벌시티는 2월 인천경제청에 지구단위 변경을 신청하면서 아파트를 더 짓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경제청은 지구단위 변경은 거주 인구 변동 등으로 학교와 교통 문제가 발생한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인천글로벌시티 관계자는 “3월에 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사업 인허가와 시공사 선정 등 여러 과정이 순연되면서 본계약 일정이 늦어졌다”며 “사업 일정이 지연된 점은 사과드리며, 분양가 인상을 위해서 사업 진행을 일부러 늦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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