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생명보험회사인 니혼생명보험이 평소 생활습관으로 인해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보험계약자를 선별하는 노하우를 살려 질병예방사업에 진출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니혼생명이 질병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고쳐 병을 예방하는 질병예방사업을 시작한다고 28일 보도했다. 당뇨병을 첫번째 유료서비스 대상으로 확정해 오는 6월부터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니혼생명과 제휴를 맺은 병원 보건사가 가입 회사의 직원을 진찰하고 사물인터넷(IoT·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 장비를 부착해 주는 구조다. 가입자의 혈당치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해로운 생활습관을 지도하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게 니혼생명의 설명이다.
3개월짜리 서비스 이용료는 1인당 7만엔(약 80만원)이다. 니혼생명은 당뇨병 예방 서비스로만 2년내 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혈압과 정신질환 등으로 대상 질병을 점차 넓혀 질병예방사업을 연 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일본의 대형 생보사가 금융업 이외의 이종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험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자산운용의 수익성 또한 전세계적인 초저금리와 수수료 경쟁으로 악화하는 것이 '외도'의 배경이다. 2018년말 일본의 생보시장 규모(개인 보유계약규모 기준)는 848조엔으로 10년전보다 100조엔 가까이 줄었다. 일본 생보사들이 본업 이외의 먹거리를 찾아나서지 않으면 생존이 위태롭게 됐다.
반면 질병예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급성장하고 있다. 생보 대리점에도 건강 관련 상품에 대한 상담이 급증해 생보사들이 가입자의 평균 걸음수와 건강진단 결과를 보험료에 연동시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평안보험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스커버리 등이 질병예방을 지원하는 앱을 개발해 보험상품과 연계하고 있다.
질병예방사업은 생보사의 운영 노하우와 영업력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고객의 질병 및 상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병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어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원을 가려낼 수도 있다. 5만명에 달하는 영업직원을 보유한 니혼생명은 탄탄한 기업 및 지자체 네트워크도 갖고 있다.
현재 일본의 질방예방관련 서비스는 KDDI와 DeNA 등 정보통신(IT)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니혼생명의 진출로 생보사들의 질병예방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헬스케어산업 시장규모는 2025년 약 33조엔으로 2016년보다 30% 커질 전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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