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酒 와인! 마트·편의점에서 최대 3배 넘게 팔렸다

입력 2020-05-28 15:48   수정 2020-05-28 17:25

와인의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주, 맥주 등 주류 판매가 감소 또는 정체된 가운데 와인은 '나홀로 질주'하고 있다.



이유는 많다. 회식과 외식 대신 '집밥'과 '홈술'이 늘면서 식사와 함께 할 주종으로 와인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내 쇼핑몰, 영화관 대신 야외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차박(차에서 숙박)'과 '와인 피크닉'은 올 봄 20~30대의 여가 키워드였다.

온라인에서 예약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는 '통신 판매'가 지난 4월 14일부터 시행된 것은 와인업계에 큰 호재가 됐다. 유통 채널에선 낮은 가격대의 와인이 많아지고, 판매처가 편의점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와인 바에서 격식 차리며 마시던 와인이 본격적으로 생활 속 문화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인숍'이 된 편의점

올해 편의점마다 와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와인 판매 증가율은 이마트24가 228%로 가장 높았다. CU(45.8%), GS25(27.7%), 세븐일레븐(26.1%)도 고르게 증가했다.

편의점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부문에 공을 들였다. 이마트24는 '주류 카테고리 킬러'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술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벌써 1900여 곳으로 늘었다. 와인은 80여 종, 위스키는 20여 종을 판다.

GS25는 1~2만원대 와인 18종을 전 점포에서 판매한다. 작년 12월엔 '와인 25' 모바일 앱을 내놓고 30여 종의 와인을 예약 후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체 수입 와인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명화, 명곡 등 예술품을 연계한 '넘버' 시리즈와 와인의 유명 산지를 표현한 '네이쳐사운드' 시리즈 등을 내놨다. 지난해 GS25 와인 매출 중 42.2%가 이 시리즈들이었다.

이밖에 주요 편의점들은 한정 수량, 한정 기간 판매를 내걸고 와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CU에서 5월 와인 판매 증가율은 792%로 맥주(557%)보다 크게 높았다.


○5월 '황금연휴' 때 많이 마셨다

5월 황금 연휴 기간에 와인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올해 와인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23.1%, 24.2% 늘었다. 5월 들어서는 매출 증가율이 이마트(52.5%), 롯데마트 (86.2%), 홈플러스 (42.2%)를 기록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이 기간 와인을 대규모 할인 판매하는 '와인장터'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4~5월 와인 매출이 52.5% 늘어 와인장터 첫날에만 약 17억원어치가 팔렸다"며 "맥주 매출이 전년보다 1~2%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화제를 모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4~5월 와인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고 보고 있다. 이웃들과의 파티나 홈술용으로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면서 방영일이던 금요일과 토요일에 와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 CU관계자는 "4~5월 에 금요일과 토요일 와인 매출이 주간 매출의 41.7%를 차지했다"며 "와인업계에서 드라마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와인 수입액 3억弗 넘을까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2억5925만달러로 사상 최고였다. 5년 전에 비해 36% 증가했다.

수입사들의 실적도 좋아졌다. 신세계L&B는 지난해 1071억원을 매출을 달성해 최초로 1000억원대 와인 수입사가 됐다. 전체 판매 중 53.3%가 이마트, 10.4%가 이마트24에서 팔렸다. 신세계L&B는 이마트 유통 관계망에서 약 70%의 매출을 달성했다.

금양인터내셔널, 아영FBC, 나라셀라 등 주요 수입사의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1.6%, 6.2%, 17%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와인 소비가 크게 늘면서 수입액 3억달러를 돌파할 지 주목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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