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잇단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기자회견에서 "2015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당했다는 주장을 접하면서 다시는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며 의정활동 포부를 밝혔다.
'후원금 유용 의혹',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 의혹', '개인 계좌 모금 논란' 등 개인의 일로 벌어진 잇단 의혹 제기를 '친일·반일 프레임'을 앞세워 출구전략을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사실상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인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께서 충분하다 판단할 때까지 한 점 의혹없이 밝혀 나가겠다"며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안성 쉼터 고가매입 의혹', '아파트 구입 자금 출처 의혹' 등을 모두 부인했다. 또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을 진행한 것은 일부 허술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오히려 "책임 있게 일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의정활동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저는 제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 운동가로 평화 운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새어나오는 2015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당했다는 주장을 접하며, 다시는 우리 역사에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며 "전시 성폭력 재발방지의 길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 막바지에 '2015 위안부 합의는 굴욕의 역사', '책임 있게 일하겠다',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가겠다'고 얘기한 것은 개인에게 불거진 의혹을 '반일감정'을 자극해 반전카드로 쓰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국민들의 '반일정서'를 건드려 되치기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현재 불거진 논란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30년간 시민운동을 한 사람'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도덕적 우위를 내세우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혹시나'하며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한 국민 앞에서 윤 당선인은 고개는 숙였지만 태도는 당당했고, 죄송하다고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며 "회계부정과 기부금 유용, 횡령 의혹에 대해 '악의적 보도'라고 일축했다. 후원금 모집 등 민감한 사안은 '검찰 조사 중'이란 허울 좋은 변명으로 피해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퇴 요구에 대해선 거절했다"며 "구구절절 이야기했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고 결국 '오늘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만이 묻어나는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스스로 사퇴하고 조사를 받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와 법의 심판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