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이 -6%로 잠정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주식시장 폭락에 따른 결과다.
29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0년 1분기 말(3월 31일)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698조 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기금 운용 수익률은 -6.08%였다고 밝혔다.
자산별로 국내 주식(-18.52%)과 해외 주식(-16.9%)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다. 연초 이후 3월 말까지 코스피지수는 20.16% 하락했고 MSCI 선진국 지수(한국제외)는 20.84% 떨어졌다.
채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국내 채권 수익률은 0.89%, 해외 채권 수익률은 6.8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국가 중앙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을 위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4.24%를 기록했다. 이는 이자·배당수익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 이익만을 측정한 것으로 최종 수익률은 연도말 기준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기금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유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유례없는 충격을 받은 여파로 바라봤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장세를 나타내면서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와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1분기에 각각 -14.6%, -9.8%의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해외 연기금들도 큰 폭의 수익률 하락을 보였다"며 "1분기 실적을 공시한 주요 연기금 중 국민연금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5월 현재 주식시장은 1분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상태다. 코스피 지수는 3월 19일 연중 최저점인 1457.64를 기록한 이후 상승 폭을 키워 이달 27일 2031.20을 기록했다. 1분기 말에 기록한 1754.64에 비해 15.8% 올라선 수치다.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연금 재정 안정화에 기여하도록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장기투자자로서 기금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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