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어 국회에서 비대위 첫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는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정강·정책 기조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울 계획이다. ‘강남 부자당(黨)’이란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쇄신의 ‘첫 단추’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김 위원장이 통합당 4·15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난 3월 말 내놓은 메시지기도 하다.
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과거처럼 ‘현금성 복지’ 확대, ‘재정 살포’ 등 현 정권 정책 기조를 반대만 해선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기 어렵다는 게 지난 총선의 교훈”이라며 “김 위원장은 시대 변화에 맞춰 당도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포용적 경제’ 의제를 여당보다 선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통합당 내부에서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고용보험제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무조건적인 재정 확대보다 지출 용도 및 효과를 꼼꼼히 따져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는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추경호·송언석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방식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9명 안팎의 최고위원 발언이 전부 공개되던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만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메시지 혼선이 빚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일부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 비대위의 쇄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반영됐다”고 했다.
당명과 당색 개정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 안팎에선 ‘미래’와 ‘통합’이란 단어가 어떤 정체성이나 가치를 담고 있지 않아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당명을 바꾼다고 해서 당이 실질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합당이 바뀌었다는 것을 국민들이 확실히 알 수 있을 때 당명 개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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