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2만명이 본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온라인 콘서트에서 멤버 최시원(사진)이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12m 크기 혼합현실(MR) 이미지로 깜짝 등장해 주목받았다.
지난달 31일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준비한 슈퍼주니어의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에서 선보인 이색 퍼포먼스다. 콘서트 무대에 올랐지만 최시원이 보이지 않자 다른 멤버들이 다급히 찾았고, 뒤편에서 12m 높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최시원의 3D MR 이미지가 튀어나왔다.
거대한 3D MR 이미지로 등장한 최시원은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고 움직이며 약 30초간 멤버들과 얘기를 나누는가 하면 12만3000여명의 온라인 관객에게 “No Challenge? No Change!(끊임없이 도전해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1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새로운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전세계 관객들에게 선보이자는 취지로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같은 MR 공연을 준비했다.
SK텔레콤이 4월 말부터 가동한 MR 제작소 ‘점프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온라인 라이브 공연에 적용한 첫 사례. 점프스튜디오는 최시원을 카메라 106대로 한 시간 동안 촬영 후 하루 만에 3D MR 콘텐츠를 완성했다. 3D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해 12m에 달하는 고해상도 혼합현실 이미지를 실제 공연장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제작한 게 포인트다.
점프스튜디오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3D 프로세싱 △렌더링 기술로 기존 3D 모델링의 수작업 공정을 상당 부분 자동화해 제작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였다. 360도로 초당 최대 60프레임 촬영 후 고용량 영상 데이터를 모바일 스트리밍 가능한 용량으로 자동 압축해 제공, 기존 미디어 제작 시스템과 호환성이 높은 비디오 포맷(MPEG4)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다양한 분야의 기업(B2B) 고객들에 대한 MR 콘텐츠 제공 사업을 추진하고, 5G(5세대 이동통신) 고객의 ‘실감미디어 경험’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최첨단기술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더욱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컬처 테크놀로지(CT)를 공연 분야에 적용해 한층 진화한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도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MR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MR 콘텐츠가 공연·영화·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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