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손원평 감독 "코로나 시대에 개봉, 사명감 있죠" (인터뷰)

입력 2020-06-01 14:11   수정 2020-06-01 14:13


'침입자'의 손원평 감독이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영화계에 자신의 상업영화 입봉작을 내 놓는 소감을 전했다.

6월 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영화 '침입자'의 손원평 감독은 "첫 작품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영화 한편을 넘어선 의미를 갖게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이 몇 달만에 관객의 발걸음을 견일 할 수 있는 첫 영화가 될까, 사명감을 안고 모두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손 감독은 도리어 '담담한 편'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떨릴수 있는 상황이지만 감독으로서 할 일은 다 끝난 것 같다. 작품은 너무 여러번 봐서 평가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개봉이 두 번이나 미뤄졌고, 언론시사회 때도 한 자리씩 띄어 앉았다. 상황이 매우 특수하다. 낯선 모습에 코로나 시대임을 실감했던 날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정부는 위기에 몰린 영화업계 숨통을 트기 위해 1일부터 영화관람할인권 133만장을 푼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코로나 확산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할인권을 줘도 관객이 올지는 의문이다.

손 감독은 "할인권으로 수혜를 입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영화관이 가서는 안되는 곳이란 인식이 퍼져있다. 심리적 저항감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영화시장은 큰 산업이다. 정부에서도 산업의 흥망이 달렸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대형 극장 직원들도 정리해고 되는 상황이다. 그토록 좋아했던 공간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처럼 낯설어졌다. 산업이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이 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영화관이 사양화 될 것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극장만은 영원할 것이라고 한다. 잘 모르겠지만, 관람 형태는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손원평 감독은 베스트셀러 '아몬드'의 작가로 먼저 알려졌다. 그는 첫 장편 소설인 이 작품으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12개국 수출, 국내 25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후 '서른의 반격'을 발간해 제5회 제주 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소설가 이전에 영화인이었다. 2001년 영화지 '씨네21'을 통해 데뷔한 영화 평론가이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며 감독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단편 '인간적으로 정이 안가는 인간 ', '너의 의미', '좋은 이웃' 등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손 감독은 직접 각본부터 연출까지 맡은 영화 '침입자'를 통해 몰입도 넘치는 구성과 독특한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주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가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오는 6월 4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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