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가 10억 달러 규모 국채를 발행한다. 해외 투자금을 끌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국가 재정에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샤르자는 최근 국제 채권시장에서 1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은행 여러 곳과 국채 발행을 협의하고 있다. 샤르자는 UAE 7개 토후국 중 아부다비, 두바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토후국이다. 이번 국채 발행엔 HSBC, 매쉬렉뱅크, 샤르자은행, 두바이은행 등이 참여한다.
샤르자는 수쿠크(이슬람채권) 형식으로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수쿠크는 금융 이자 수수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식상 실물 거래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채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르면 이번 주에 국채를 발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국가 재정에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샤르자는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폭락으로 상당한 경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야간 통행금지와 영업장 임시 폐쇄 등 조치를 내놓으면서 내수도 꺾였다.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지난 4월 말 샤르자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장기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다. S&P는 올해 샤르자 경제가 약 3%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코로나19와 유가 폭락을 겪은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 부담에 국채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사우디, 카타르, UAE 아부다비, 바레인 등이 국채 매각에 나섰다. 카타르는 지난 4월 100억달러 규모 국채를 발행한 데에 이어 지난달 초엔 10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발행했다. UAE 아부다비는 지난 4월 70억 달러 규모 국채를 발행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