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국유 농축산물 무역업체인 코프코와 시노그레인이 정부로부터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일시 중단하도록 지시받았다. 이들 두 기업은 중국의 주요 농산물 수입업체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미국산 콩 수입을 타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제재할 것이라는 소식 이후 구매를 미루고 있다. 중국 바이어들은 이미 주문한 미국산 돼지고기 1만~2만t가량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공격을 해온다면 중국도 수입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민간 업체들은 수입 중단 지시를 따로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지난 1월 15일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 합의에 따라 중국은 올해 약 365억달러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중국이 구매한 미국산 농산물은 총 33억5000만달러 규모에 불과하다. 미국 농림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중국이 구매한 미국산 콩은 10억2800만달러어치, 돼지고기는 6억9100만달러어치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홍콩 문제에서 강도 높은 대중 제재를 내놓지 않도록 견제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전술의 하나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와 농림부는 5월 21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미국산 농산물 수입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정부 활동보고에서 1단계 합의를 미·중 공동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단계 합의에선 중국 측의 수입이 목표에 미달하면 미국이 언제든지 제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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