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넣었는데 고작 8만원"…'쥐꼬리 이자' 현실화

입력 2020-06-02 13:52   수정 2020-06-0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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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의 실제적 예금금리가 연 0%대로 떨어졌다. 1000만원에 대한 1년 이자가 10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낮추면서 시중 은행의 '쥐꼬리 이자'가 본격 현실화됐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수퍼정기예금은 국민은행의 정기예금을 대표하는 거치식 예금 상품이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기존 연 0.9%에서 연 0.6%로 떨어졌다. 우대금리(가산금리)도 최고 연 0.9%에서 연 0.6%로 낮아졌다. 수치상으로 예금금리는 최대 연 1.2%가 된다.

하지만 은행 우대금리가 평균 0.3~0.4% 수준인 걸 감안하면, 실제 예금금리는 연 0.9~1.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연 0%대 예금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셈이다.

이 또한 세금이 포함된 '세전 기준'으로 세금을 제외한 '세후 금리'는 더 낮아진다. 연 1.0%의 세전 금리는 세후 금리 연 0.85%와 같다. 1000만원을 1년 맡기면 소비자가 실제 받는 이자는 8만4600원이 된다.

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일반 정기예금을 포함한 예금 13종과 적금(적립식 예금) 34종에 대한 금리도 0.25~0.40%포인트 낮춘다. 이에 따라 일반 정기적금 금리(1년 만기 기준)도 기존 1.05%에서 0.75%로 조정된다.



국내 시중 은행 가운데 예금금리를 낮춘 곳은 현재 시점에선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정기예금 주력 상품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여전히 연 0.8~0.95%에 머물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내려간 만큼 금리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하 시기와 폭을 놓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을 보면 국내은행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46%로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 낮아졌다. 순이자마진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 등을 포함한 지표로 수익성과 직결된다.

다만 국내 은행의 예금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0년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4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금리는 연 1.20%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1996년 1월 금리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다.

은행권의 한 임원은 "은행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인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1금융권에서 1%대 예·적금이 사라질 것"이라 말했다. 시중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조정할 경우 당일 아침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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