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금태섭 징계…당내외 비판 확산

입력 2020-06-02 17:34   수정 2020-06-03 01:58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에 대해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당론 위반’으로 징계를 결정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 표결에 대한 징계행위가 국회법은 물론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금 전 의원은 이미 경선에서 탈락해 낙천하는 어마어마한 정치적 책임을 졌다”며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소신대로 판단한 것을 가지고 징계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에는 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징계는) 국회법 정신에 비춰보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회법 114조에 따르면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돼 있다.

금 전 의원은 올해 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민주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최근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경고 처분이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한 헌법 46조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의 당헌·당규가 우선인지, 대한민국 헌법이 우선인지를 윤리심판원이 (재심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가 민주당의 당헌·당규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당규 윤리심판원 규정에 따르면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 사유에 직권남용, 부정청탁 등은 포함되지만 금 전 의원처럼 ‘당론을 위반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고는 가장 낮은 단계의 징계”라며 “금 전 의원은 ‘강제 당론’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징계 결과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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