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죠"

입력 2020-06-02 17:53   수정 2020-06-03 00:21

짙은 군청색 재킷 안에 까만 티셔츠, 베이지색 면바지에 흰 운동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일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 대강당 연단에 올랐다. 대외 행사에선 늘 정장 차림이었던 서 회장이 이렇게 캐주얼한 모습으로 등장한 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을 지키자”며 행동 원칙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밝힌 행동원칙(ABC Spirit)은 △고객을 중심으로 행동한다(Customers first) △최초, 최고를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다(Be the first and the best) △열린 마음으로 협업한다(Collaborate with an open mind)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Respect differences) △스스로 당당하게 일한다(Act with integrity) 등 다섯 가지다.

서 회장은 “오랫동안 고민해온 행동원칙”이라고 소개했다. 행동원칙을 정한 이유에 대해선 “삶은 곧 선택의 연속인데 그 기로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가치관”이라며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향점이 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69년 사훈을 정했다. 이후 경영이념, AP 웨이, AP 마인드 등 가치관을 담은 여러 가지 지침을 정해 발표했다. 서 회장은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고객의 기대사항도 날로 달라지고 있다”며 “우리에겐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부터 이어져온 우리의 강점은 극대화하면서 현재,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 회장이 연단에 선 이유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회사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서 회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변화의 시기를 함께 이겨나가자”고 격려했다. 또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환경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뿐 아니라 배동현 사장, 안세홍 사장 등도 고객과의 에피소드, 행동원칙에 대한 실천방안 등을 발표했다. 매장 직원, 연구원, 마케터 등도 발표자로 나섰다. 이 자리에는 사전에 신청을 받은 100여 명의 임직원만 참석했다. 발표 영상은 유튜브 임시 채널을 개설해 전 세계 해외지사 직원들에게도 생중계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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