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능경기대회, 발전적으로 존속돼야

입력 2020-06-02 18:05   수정 2020-06-0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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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지방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던 한 특성화고 학생이 부담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기능경기대회가 직업계고 학생들을 메달 따는 기계로 내몰고 있다”며 기능경기대회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능경기대회의 전통과 순기능을 모두 거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기능경기대회는 55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1966년 시작된 기능경기대회는 숙련기술자의 사기 진작 및 상호 이해 증진, 숙련기술 수준의 향상 등을 목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매년 17개 시·도별로 지방기능경기대회가 열리며, 지방대회 입상자가 참가하는 전국기능경기대회는 모든 기능인에겐 꿈과 축제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지방기능경기대회에는 28만7000여 명이 참가해 6만9000여 명의 입상자를, 전국기능경기대회는 7만2000여 명이 참가해 9000여 명의 우수 산업인력을 배출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의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제조산업의 강국으로 발전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공헌한 핵심 숙련기술인이다.

또 기능경기대회의 경기 과제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임과 활용도, 응용력이 높은 현장 숙련기술로 이뤄져 있어 대회 참가를 위해 훈련한 전문계 학생들의 실험 실습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돼 온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세계 일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체에서는 이들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를 다수 채용하고 있다.

50년 이상 매년 개최하고 있는 기능경기대회의 발전을 위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현재 기능경기대회 경기 직종은 기계, 금속 등 7개 분과에 폴리메카닉스, 헤어디자인 등 50개 직종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되고 있는 점과 전문계 고교의 학과 변경, 참가선수(예정)의 선호도 등을 감안해 경기직종의 개편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경기과제는 산업의 기술 내용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참가선수 대부분이 학생임을 감안해 운영 내용을 바꿀 필요도 있다. 심사위원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 자격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한 회원국이 1990년대까지 36개국, 2000년대까지 53개국 그리고 2020년 현재 83개국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능경기대회 시스템의 노하우와 우수성을 전수받고자 많은 국가가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산업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자원에 달려 있고, 특히 현장 실무능력이 우수한 숙련기술인의 배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숙련기술인 배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기능경기대회는 발전적인 모습으로 존속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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