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몽' 떨쳐낸 삼성병원

수술실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직원 수백 명이 격리됐던 삼성서울병원이 2일부터 정상 운영됐다. 이 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5일 만이다. 처음 확인된 4명의 간호사 외에 추가 확산 없이 마무리돼 높아진 감염병 대응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2일 임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병원 운영이 정상화됐다”며 “아직 치료 중인 확진자 4명의 빠른 쾌유와 복귀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자가격리됐던 직원 251명은 업무에 복귀했다. 능동감시 등으로 근무에 차질이 있었던 직원까지 포함하면 복귀 직원은 1405명에 이른다.

이 병원에서 첫 환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18일이다. 수술실 간호사 A씨는 집에서 발열 증상이 시작되자 병원에 통보하고 본관 옥상에 마련된 검사실을 찾았다. 병원 검사실 직원들은 밤을 새우며 수술실 간호사 300여 명을 검사했다. 이 중 3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후 이들 중 한 명이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외부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병원 밖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인 데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 추가 확산 위험이 크지 않았지만 병원은 대응 강도를 높였다.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수술실 56개 중 25개를 닫았다. 수술 360여 건을 미뤄야 했다. 급한 수술만 별관, 암병원 수술실 등에서 했다. 상황실 직원들은 24시간 비상 교대 근무를 했다. 진단검사의학과 등에서는 하루 최대 900건의 검사를 했다.

이 병원의 코로나19 상황은 종료됐지만 교회 등을 통한 산발적인 국내 감염은 계속됐다. 국내 확진자는 지난 1일 38명 늘어 누적 환자는 1만1541명이다. 수도권 개척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22명 추가돼 45명이 됐다.

이지현/박상익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