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기 공채 출신 개그맨이 KBS 본사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기기를 설치한 일로 논란이 된 가운데 한 여성단체가 KBS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KBS 직원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하면, KBS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카메라가 없는 것이 되는 것이냐"며 "손절하지 말고 가해자가 내부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우회는 "KBS에는 고용형태가 다양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어도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해결 역할을 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인이 아니라고, 내부인인지 아닌지 알려줄 수 없다는 KBS의 태도가 망신스럽다"며 "적극적인 예방과 엄벌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제대로 해결하고 책임지는 국민의 방송사가 돼라"고 촉구했다.
앞서 KBS는 용의자가 소속 직원이라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KBS가 '직원이 아니다'라며 조선일보에 법적대응을 할 것을 천명했다. 이후 방송가를 중심으로 용의자가 KBS 공채 출신 개그맨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그맨 A씨는 보도 이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진출석해 1차 조사를 마쳤다.
여성단체의 이같은 목소리에 장진영 변호사는 "여성단체라는 곳이 아직 남아 있었나"라며 우회적으로 오거돈 강제추행, 이용수 할머니 관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 등에 목소리를 내지 않은 여성단체를 비판했다.
장 변호사는 "오거돈 강제추행사건,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집단모욕에는 눈 감고 귀막고 있었나 보다"라며 "차라리 올 한해는 눈감고 귀막고 있었더라면 욕이나 덜 먹었을텐데"라고 말했다.
네티즌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여성이 아닌가보다. 여성단체가 조용한거 보니", "오거돈, 안희정, 정봉주 때 집나갔던 여성단체가 드디어 돌아왔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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