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로 보고된 환자 2명이 모두 해당 증후군이 아닌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으로 확인됐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흔히 '어린이 괴질'로 불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의심 사례로 신고된 2건에 대해 전문가 자문단의 검토를 거친 결과, 두 사례 모두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부합하지 않고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가와사키병은 5세 미만의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급성 혈관염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4000~5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은 이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이 증후군의 발병 사례가 잇따르며 불안감이 높아지자, 방대본은 지난달 25일 이 질환의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26일 0시 기준으로 11세 남자 어린이와 4세 여자 어린이가 의심 환자로 보고됐다.
정 본부장은 "11세 남자 어린이의 경우 3월 초까지 필리핀에 체류한 적이 있어서 코로나19 노출력을 확인했지만, PCR(유전자 증폭검사) 및 중화항체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다기관 염증 증후군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화항체 검사를 통해서는 코로나19 감염력을 알 수 있다.
정 본부장은 "4세 여자 어린이 역시 PCR 및 중화항체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고 코로나19 노출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 어린이는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회복해 지난달 병원에서 퇴원했다. 국내에는 이 두 의심 환자 외에도 한 명의 의심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방대본은 앞으로도 이 증후군과 관련해 국외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발생에 대한 감시·조사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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