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남녀’의 맛깔난 표현법이 드라마의 매력을 상승시킨다.
JTBC ‘야식남녀’는 음식 속에 스토리가, 스토리 속에 음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극에 감칠맛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클리셰는 지우고 신선한 방식을 더해 살아난 로맨스, 힐링, 코미디의 색다른 재미가 위장까지 스며들고 있다.
#1. 로맨스: 해물어만두가 설렐 줄이야
자신의 전부인 프로그램 ‘야식남녀’의 메인 연출자 자리를 빼앗기고 셰프 박진성(정일우)을 찾아와 서러운 눈물을 쏟아낸 김아진(강지영) PD. 한참을 울고 나니 허기가 찾아온 그녀에게 진성은 기운 내라며 해물어만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진도 진성을 도와 만두 빚기에 동참하면서 둘만 모르는 간질간질 설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요리엔 소질 없는 아진에게 진성이 손을 잡고 만두 빚는 법을 가르쳐주고, 그녀의 허당 매력에 귀엽다는 듯 웃음 짓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광대가 솟구친 것. 생선살 속을 채워 특별함을 더한 해물어만두는 아진의 빈 속을 채우고, 쓰린 마음을 달래며 진성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아진의 먹방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진성의 눈빛이 화룡점정을 찍으며 “해물어만두가 이렇게 설레는 음식이었나”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2. 힐링: 찌개 같이 뭉근하고 깊은 감동
진성이 퇴원한 아버지(오만석)에게 ‘비스트로(Bistro)’에서 고추장찌개를 끓여 대접한 장면은 뭉근한 감동과 힐링을 선사했다.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음식의 힘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아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처음 방문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부자의 모습 그 자체부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진성의 고추장찌개를 맛본 아버지는 “음식 솜씨는 엄마 쏙 빼닮았다”며 “이거 먹으니까 우리 정영숙 여사가 더 보고 싶네”라며 아내를 추억했다.
“아버지는 엄마 미웠던 적 있어요?”라는 진성의 물음엔 아내가 병을 숨겼던 때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꺼냈다. 생전에 그녀가 가고 싶다던 제주도 여행을 가지 못한 게 가슴 속 한으로 남아있던 것. MSG없는 소박한 밥상 같은 대화가 오히려 더 먹먹한 감동으로 다가왔고, 이는 뭉근하게 끓여낸 찌개처럼 은근한 ‘야식남녀’만의 힐링을 선사했다.
#3. 코미디: 밉상 퇴치엔 탄탄면
미운 사람이 있으면 불처럼 매운 탄탄면을 대접하자.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밉상 PD 콤비 남규장(양대혁)과 노재수(박성준)의 눈물 콧물을 쏙 뺀 탄탄면이 통쾌한 웃음을 유발했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진성을 설득하기 위해 비스트로를 찾은 규장과 재수. 평소에도 계약직이라며 아진을 하대하는 것이 못마땅했는데, 아진 대신 메인 연출자 자리까지 차지한 규장이 얄미웠던 진성은 음식으로 혼쭐을 내주기로 결심했다.
아낌없이 청양고추를 투하한 탄탄면을 만들고 “이걸 다 드시면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국물을 들이킨 규장과 재수는 불같이 밀려오는 매운맛에 절로 “살려달라” 외쳤다. 탄탄면 복수라니 ‘야식남녀’만의 귀엽고 독특한 유머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hub@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