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들이 지목한 안티파 SNS…백인우월주의자였다

입력 2020-06-03 17:45   수정 2020-07-02 00:32


미국 전역에 번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속 폭력 사태를 부추기며 극좌 단체 '안티파'(반파시스트) 행세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들이 잇따라 가짜 계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CNN 방송,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1일 폭력을 선동하는 트윗을 올리고 안티파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던 트위터 계정이 사실은 잘 알려진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만든 가짜 계정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지난달 31일 "오늘 밤이 바로 그 밤"이라며 "동지들이여, 우리는 주거 지역으로 들어간다…백인들 동네…그리고 우리는 우리 것을 차지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 해당 계정은 미국의 네오나치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아이덴티티 유로퍼'와 연계돼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관련 단체는 현재는 해산한 뒤 '아메리칸 아이덴티테리언 무브먼트'로 이름을 바꾼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인종차별 항의시위에서 나타난 방화, 약탈 등 폭력의 배후로 안티파를 지목하고 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에 정체가 폭로된 트위터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안티파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본인의 인스타그램에서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 이 트윗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완전히 정신 나갔다"며 "안티파가 정말로 어떤 조직인지만 기억하라. 테러 조직이다!"라고 썼다.

트위터 대변인은 "이 계정은 우리 플랫폼의 조작 및 스팸 규정, 구체적으로 가짜 계정 생성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 계정이 폭력을 선동하는 트윗을 날리고 우리 규정을 위반해 조치했다"고 말했다.

CNN은 "비록 이 계정의 팔로워는 수백명에 그쳤지만, 이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좌파 활동가 행세를 하며 미국에서 긴장을 악화시키려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해당 계정 외에도 아이덴티티 유로퍼와 연계된 다른 가짜 계정들도 폐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백인우월주의자와 연루된 가짜 안티파 계정이 적발돼 정지된 일은 전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SNS 페이스북도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연관된 계정을 정지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안티파를 깎아내리려고 안티파에 거짓 충성을 밝힌 계정을 삭제했다"며 "삭제된 몇몇 계정은 과거 페이스북이 위험한 단체로 분류한 '프라우드 보이즈'와 연계돼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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