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에 CJ제일제당의 서울 쌍림동 본사 사옥을 약 58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 을지로 중심 오피스지구 바깥 동대문에 가까운 입지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평가된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코로나19) 이후 대출 금리가 낮아진데다 해외 실물투자가 막히면서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사옥 매각 주관사 CBRE코리아와 신영에셋은 이지스자산운용을 자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 이지스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3.3㎥당 2400만원 가량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은 앞서 선정한 이지스 등 6곳의 자산운용사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등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들을 상대로 추가 협상을 벌여 이지스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도 있었으나 이지스는 유일하게 사모 부동산 펀드를 내세워 빠르고 간편한 거래 종결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CJ제일제당 사옥은 연면적 8만401㎡,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의 건물이다. 당초 이 건물의 매매가는 3.3㎡당 2000만원 내외, 총 4000억원대 초중반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CJ제일제당과 CJ프레시웨이 등 핵심 임차인이 오는 10월까지였던 계약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하자 투자자들이 몰렸다.
대폭 낮아진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를 활용하면 적정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다른 투자처인 국채와 우량 회사채 등의 수익률 하락세가 지속돼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면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건물을 매각하는 국민연금은 이번 거래로 2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2010년 말 3400억원 가량에 이 건물을 매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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