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없는 블루보틀…이직률 0% 기록 쓰다

입력 2020-06-04 17:34   수정 2020-06-07 10:49





1년 전. 대한민국 커피업계를 뒤흔든 브랜드가 등장했다. ‘파란병의 혁명’으로 불리는 블루보틀이다. 커피 마니아들의 긴 기다림 끝에 서울 성수동에 터를 잡았다. 문을 연 첫날부터 한동안 3~4시간 줄을 서야 마실 수 있는 커피였다. 블루보틀은 1년 만에 삼청동, 역삼동, 압구정동, 한남동에도 지점을 냈다.

블루보틀은 더 이상 줄 서서 마시는 커피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블루보틀에는 다른 카페에 있는 세 가지가 없다. 아르바이트, 진동벨, 원격 주문 시스템이다. 20대 구직자의 이직률이 가장 높은 커피업계에서 블루보틀은 지금까지 100% 정규직으로 120여 명을 채용했다.

새로운 직업문화도 만들었다. 블루보틀에서 처음 일할 때 배우는 것은 ‘커피’가 아니라 ‘배려와 소통’이다. 지난 1년간 블루보틀의 이직률은 0%였다. 서울 광화문에 여섯 번째 점포를 준비하고 있는 서혜욱 블루보틀코리아 대표(45)는 “블루보틀코리아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블루보틀은 ‘제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를 다룬다. 최고 수준의 원두로 만든 커피 맛 외에 손님을 대하는 ‘특별하고 섬세한 과정’이 블루보틀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운 강점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블루보틀 본사에는 ‘커피문화 총괄책임자’가 있다. 미국 출신 세계 커피 챔피언이자 유명 바리스타인 마이클 필립스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의 각 점포에서는 ‘카페 리더’가 대신한다. 바리스타 교육부터 카페 운영 책임까지 맡는다. 김미소 성수 1호점 카페 리더(36)는 “블루보틀 카페 리더는 매장 내 모든 직원과 1 대 1 대화 시간을 갖는다”며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입사 후 가장 먼저 배우는 것도 소통의 기술”이라며 “팀원끼리 ‘6개의 칭찬을 한 후, 1개의 건설적인 지적을 하라’는 원칙이 있다”고 소개했다.

1년의 ‘정규직 실험’은 많은 것을 바꿔놨다. 손님을 대할 때 눈을 마주치고, 커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해야 하는 등 다른 카페보다 일이 많다. 하지만 쉬는 날에도 직원들은 다른 지점에 가서 하루를 보내는 등 ‘직원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됐다. 블루보틀의 1년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뉜다. ‘다가가기 어려웠던 스페셜티 커피를 쉽게 즐기게 했다’는 것과 ‘화려하게 문을 연 것에 비해 큰 반향은 없었다’는 것. 서 대표는 “블루보틀은 지역 커피 문화를 바꾸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본격 도약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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