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관계 자문그룹 신설…이재용 사과 후 첫 후속조치

입력 2020-06-04 17:43   수정 2020-06-0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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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계열사 이사회 산하에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신설한다. 시민단체와의 소통을 담당할 전담자도 두기로 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계열 7개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국민 사과 실천 방안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에 제출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달 6일 이뤄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한 실천 방안을 계열사별로 마련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발표했고, 준감위는 각 계열사에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계열사별로 설치되는 노사관계 자문그룹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계열사가 새로운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작업을 돕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계열사별로 준감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자문그룹이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국내외 임직원을 대상으로 노동 관련 준법 교육을 의무화하고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팀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실천 방안에 포함됐다. 삼성 관계자는 “환경, 경제, 인권 등 다양한 분야 시민단체와 함께 간담회를 열고, 사내 행사에도 시민단체를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노사관계 및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부쩍 신경 쓰고 있다. 지난 2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사장단 20여 명이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들은 것이 대표 사례다. 삼성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3년여 만이다.

준감위는 삼성 계열사들의 실천 방안과 관련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세부적인 과제 선정과 구체적 절차, 로드맵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 절차 규정을 정비하고 산업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등을 강구해달라는 주문도 내놨다. 또 시민사회와 협력해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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