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고졸 취업 박람회인 ‘2020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올해 아홉 번째를 맞은 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세계 최초로 7시간에 걸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언택트 채용 박람회’로 펼쳐졌다. 2만4000명이 넘는 취업준비생이 동시 접속해 관람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한국경제신문사 교육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신한은행 삼성전자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포스코 SK뉴스쿨 등 50여 개 기업이 53개 부스를 마련했다. △취업특강 △진로컨설팅 △랜선박람회 투어 등 생중계로 방송됐다. 15개 기업 부스에서는 영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해 실시간 온라인 채용 상담과 면접이 진행됐다. 행사 주요 내용은 6월 11일부터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홈페이지(www.allcontestk.co.kr)를 통해 다시보기로 확인할 수 있다.
고졸 채용 적극 나선 은행들
농협은행 인사담당자는 신한, 하나 등 여러 은행에서 볼 수 있듯 고졸 은행장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지점장 이상으로 승진한 베테랑 은행원 중 고졸 입행자가 많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덕수상고(현 덕수고) 출신이고, 하나은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도 강경상고를 나왔다. 그는 “농협은행은 2017년 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며 “4년제 졸(5급 행원)과 전문대 졸 이상(6급 행원)으로 구분되던 학력 제한도 완전히 없앴다”고 소개했다.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고졸 인력을 하반기 뽑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비대면으로 코딩 실력을 평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은행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변화에 대해 꼼꼼히 공부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성화고 학교장 추천채용을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 인사담당자는 “은행들도 비대면 앱 기반 금융 등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디지털 기본 소양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초·중급 코딩과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익히면 은행권 취업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국민은행 인사담당자는 “과거 고졸행원 채용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상식시험 결과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설명했다.
고졸 취업 노하우 쏟아져
교보생명, SK엔카, 코웨이,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유한건강생활 등 15개 기업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온라인 면접을 봤다. 영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해 진행됐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란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학생은 능숙하게 면접을 치러냈다.
진로컨설팅 토크쇼에서는 “기업의 인재상에 나를 어떻게 맞춰야 하나요” “취업정보는 어디서 얻죠”와 같은 질문 등이 쏟아졌다. 김대웅 목포공업고 교사는 “자신을 회사에 무조건 맞추기보다 함께 맞춰갈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혜정 서산중앙고 교사는 “막연하게 취업정보를 찾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하나씩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보라”고 했다.
독일의 자동차 기업들이 참여하는 일·학습 병행제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진행·관리하는 한독상공회의소 김영진 부장은 “올해부터 실업계고 자동차과 학생 이외 기계과, 일반고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 보유자도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선발자들은 3년간 각 기업 공식 딜러사의 서비스센터에서 현장 교육(24개월)과 대학 세 곳에서 이론교육(12개월)을 받게 된다. 이후 각 딜러사의 자동차 애프터서비스(AS) 정비사로 성장하게 된다. 독일상의는 이달 면접을 거쳐 8월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안상미/배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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