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중 하나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부모의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며 급여도 부모 모두에게 지급되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서 남편의 육아휴직도 늘었다. 영유아 아이를 둔 부모들은 이를 매우 반겼지만, 나머지 직장인들 중 일부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직장에 육아휴직만 3명"이라며 "솔직히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A씨 팀에는 최근들이 3명의 직원이 연달아 육아휴직을 떠나면서 업무 고충이 많아진 것이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가 육휴 간 사람들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이 '힘들다'고 하면 배려없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냐. 그동안 참아왔는데 더는 버티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 돌보면서 힘들게 일하는 것도 알겠다. 사회 추세이니 가족돌봄휴가, 육휴 등을 눈치안보고 쓰는 것도 좋다. 단지 자신의 일이 다른 직원에게 가는 것을 당연시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육아휴직을 낸 직원들의 자세와 회사의 대처를 꼬집었다. 그는 "남은 직원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따뜻한 말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하는게 급선무 라는 것을 알고 있다. 육아휴직 가서 인력 공백이 생기면 회사에서도 계약직을 채용하거나 했으면 좋겠다. 일이 아무리 많아져도 그에 대한 보상은 하나도 없고, 이 정도 푸념도 못하는 사회에 사는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휴직 안 가는 사람이 바보인 것 같다. 남아서 일을 더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곤혹스럽다"고 고백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아직 멀었다. 전적으로 이런 생각 들게 만드는 회사가 잘못이다"라는 반응이었다.
또 "육아휴직하는 사람때문에 힘든게 아니라, 대체자를 안 뽑아주는 회사때문에 힘든 것", "대체인력을 풀로 안 뽑아주고, 남은 사람이 공백 채워도 보상 없고. 육아휴직자들도 속으론 미안할 것", "여자들끼리 물어뜯는 일이 생긴다. 애엄마들이 욕받이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은 거지같고 여자들은 눈치보며 싸우고 남자들은 방관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힘든건 이해하지만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지난해 2018년 대비 10.1%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46.7%나 가파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사업주는 육아휴직자를 대체할 인력을 뽑는 것에 소극적이기만하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출산육아기 대체인력 지원금'으로 사업주로 하여금 출산 휴가자, 육아 휴직자를 대체할 인원을 고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업주 지원제도는 고용장려금과 대체인력 지원금이 있다.전자는 고용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복직시켜서 6개월 이상 고용하면 월 30만원을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간만큼 지원되는 제도이다.
대체인력 지원금은 육아휴직 대체자를 신규 채용해서 한 달 이상 고용하고 육아휴직이 끝난 직원을 복직시켜서 한 달 이상 더 고용하면 사업주가 지급한 임금의 80% 한도로 최대 월 6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효신 노무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복직시키고 일정 기간 고용을 하신다면 사업주에게도 좋은 혜택이 있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신 분한테도 좋은 혜택이 있으니까 잘 활용해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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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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