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해빙기는 올까 …'침입자'부터 '#살아있다'까지, 6월 '승부처'

입력 2020-06-06 08:34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가 드디어 '해빙기'를 맞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영화 '침입자'(손원평 감독)가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7일 만에 일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것이다.

베스트셀러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침입자' 개봉 첫날인 전체 관객 수는 8만41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5월 5일 11만4701명 이후 최다 관객이기도 하다.

'침입자'를 비롯해 올초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들은 코로나19 촉발, 재확산이 이어지면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야 했다. 신혜선, 배종옥 주연의 '결백'도 두 번의 연기 끝에 오는 10일 개봉을 확정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는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무죄 입증 추적극이다.


18일에는 조진웅 주연의 '사라진 시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부터 '클레어의 카메라', '또 하나의 약속' 등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갖춘 작품에서 33년간 활동했던 배우 정진영이 오랜 기간 꿈꿔왔던 영화 감독에 도전했다.

24일엔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가 개봉된다.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집에 혼자 남겨진 채 생존 싸움을 하는 준우 역은 유아인이,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위협에서도 철저하게 생존 전략을 짜는 인물 유빈 역은 박신혜가 연기했다.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올해 기대작인 '반도'는 7월 개봉을 확정했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는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와 함께 올해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이 느끼는 책임감은 막중한 것으로 보인다. '침입자'의 손원평 감독은 "코로나19 시국에 개봉하는 첫 번째 상업영화라 영화계 모든 이들이 사명감을 안고 지켜보는 중"이라며 "상황이 매우 특수하기에 영화 한편을 넘어선 의미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종식'에 대해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기에 관객의 발걸음을 돌릴만한 신작들이 여러편 개봉되는 6월의 스코어로 올해 업계의 회생여부가 결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백'의 박상현 감독은 "무거운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선보이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상황이 정리되어 저희 영화 이후에 많은 영화도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배종옥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냐. 우리는 현명하게 이 위기를 넘길거라고 생각한다. 건강 주의하시고 영화도 재밌게 관람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살아있다'에 출연한 유아인은 "영화계가 침체되어 있는 시기인데 '살아있다'가 영화계 생명력에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로 침체한 영화계를 살리기 위해 '침입자' 개봉일에 맞춰 목∼일요일 쓸 수 있는 6000원 할인권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극장내 코로나 감염의 우려가 해소되어야만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극장발 확진이 일어나는 일이 없어야 인식이 바뀔 것"이라며 "극장에선 정면을 응시하고 영화를 보기 때문에 관객석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방역을 철저히 지킨다면 극장 출입이 조금씩 늘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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