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 재간접 리츠…이르면 8월 국내에 첫 상장한다

입력 2020-06-05 17:19   수정 2020-06-08 09:31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해외 부동산을 토대로 한 재간접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상장을 추진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증가와 공모 리츠 상장 활성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유형의 리츠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마스턴운용은 ‘마스턴프리미어1호리츠’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이 리츠는 프랑스 파리 인근 위성도시인 뇌이쉬르센에 있는 크리스털파크빌딩(사진)에 투자한 부동산펀드의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재간접 리츠다.

재간접 리츠는 부동산 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다른 리츠나 부동산 펀드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의 리츠를 말한다. 국내에서 해외 부동산을 토대로 한 재간접 리츠가 상장을 준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 목표 시점은 오는 8월이다.

크리스털파크빌딩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4만4866㎡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프랑스지사와 화장품 제조업체인 에스티로더가 주요 임차인으로 2028년까지 임대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6월 삼성증권이 약 9200억원에 이 빌딩을 매입했다. 삼성증권이 지분 투자 방식으로 직접 투자한 금액은 약 3700억원으로 삼성증권은 이번에 '마스턴프리미어1호리츠'에 매각할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판매했다. 현재 마스턴운용의 ‘마스턴유럽제9호펀드’를 통해 크리스털파크빌딩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리츠 상장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모하는 지분은 삼성증권이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1100억원 상당 물량이다. 삼성증권 소유 펀드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리츠를 설립한 뒤 상장하겠다는 게 마스턴투자운용의 계획이다.

마스턴운용의 재간접 리츠 설립과 상장 추진은 금융당국이 공모 리츠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한 이후 규제완화가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시행령 개정으로 올 4월부터 공모 재간접 리츠가 취득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지분제한 규제(기존 10%)가 사라져 현재와 같은 방식의 재간접 리츠 구성이 가능해졌다.

마스턴운용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는 중간에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여서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상장 리츠 방식으로 지분을 공개해 일반 투자자들도 해외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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