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00억달러 넘어
폭발적인 이용자 증가로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세계 최초로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에 올랐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100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가 1050억~1100억달러 선에서 평가받고 있다”며 “장외 주가가 치솟아 한때 회사 가치가 1400억달러에 이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에 이어 세계 2위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차량호출 업체 우버 기업가치(약 631억달러)의 두 배다.
바이트댄스 창업자 겸 회장인 장이밍(37)은 중국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 세대를 대표하는 경영자다. 이공계 명문대인 톈진 난카이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뒤 2012년 바이트댄스를 창업했다. 2016년 9월 내놓은 틱톡은 2017년 미국의 립싱크 앱인 뮤지컬리와 통합하면서 북미와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했다.
틱톡은 15초에서 1분 이내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출시 초반부터 ‘스낵컬처’(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열풍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세계 150여 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운로드 건수는 20억 건이 넘는다.
틱톡의 인기에 경쟁사들도 잇달아 쇼트폼 비디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구글은 올초 1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탄지’를 출시했다. 트위터는 6초짜리 동영상을 공유하는 서비스 ‘바이트’를 선보였고, 페이스북이 소유한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말 15초짜리 음악·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릴스’를 내놨다.
쇼트폼 동영상에 대한 관심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블로그용 쇼트폼 동영상 편집기 ‘모먼트’를 출시했다.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10월 10초짜리 동영상 플랫폼 ‘띠잉’을 선보였다.
정치 플랫폼으로 확장
틱톡은 최근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등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틱톡이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은 사람들의 무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입자가 급증하자 이 회사는 직원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바이트댄스가 연내 4만 명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직원 수는 6만 명 정도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케빈 메이어 디즈니 소비자부문 총괄책임자를 틱톡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미국인을 CEO로 선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은 그동안 미국 정부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콘텐츠 검열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받아왔다.
바이트댄스는 코로나19 사태 후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교육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장 회장은 “온라인 교육에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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