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청약 기다려요"…하남 전셋값 1억 이상 급등

입력 2020-06-07 15:10   수정 2020-06-07 15:12

청약 예비 대기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중 하나인 경기 하남시 전세시장에 몰리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청약 자격을 갖추기 위해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과천 전셋값이 폭등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월 하남시 아파트 전세금은 4월보다 1.18%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덕풍동·신장동·풍산동 등에서 중저가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덕풍동 ‘KCC스위첸’ 전용 84㎡ 전세가격은 1년 새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작년 5월까지만 해도 2억3000만원이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엔 3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덕풍동 ‘하남풍산아이파크5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4억1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찾았다. 작년 5월 3억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1년 만에 1억원가량 상승했다.

신장동에 있는 ‘유니온시티에일린의뜰’ 전용 84㎡ 전셋값은 6개월 만에 1억원이 뛰었다. 작년 10월 4억원에 전세 거래를 마쳤지만 올해 4월엔 5억원에 계약을 했다. 이 단지 인근 H공인 대표는 “최근 전세 매물은 다 나가고 월세를 낀 반전세 매물만 남았다”며 “그마저도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 금방 나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 KB부동산 월간 전세시장 동향을 보면 하남의 전세수급지수는 전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5월 95.2였던 하남의 전세수급지수는 올 5월 65포인트 급등해 160.2를 기록했다. 전세수급 지수는 100을 넘길 경우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하남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고 있는 배경에는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가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부터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사전 청약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신도시 등이 사전 청약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시작될 사전 청약에 앞서 1순위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이사하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상일동과 하남을 잇는 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 공사로 하남 지역 매매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매매가가 뛰면서 이에 맞춰 전셋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덕풍동 K공인 관계자는 “미사역과 하남풍산역이 올해 하반기 개통을 앞두면서 예정지 인근 단지의 전세 수요가 작년부터 서서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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