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궁금한 것은 ‘왜 주가가 빨리 올라가느냐’ 하는 점이다. 그 답은 주가 급등락의 빌미를 제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리스크 관점에서 실체를 풀어보면 구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구상에 어두운 ‘뉴노멀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로 초기 충격이 커 투자자가 현금 확보부터 나서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의 유일한 대책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격리시키기 때문에 경제도 ‘순간 붕괴(flash crash)’ 현상이 발생한다. 미국 경제만 하더라도 전후 최장의 호황 기간을 경신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 사태를 맞아 지표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너무 빠른 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에 경기 앞날을 보는 시각도 극과 극으로 치달았다.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지난 3월 중순 무렵 누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세계 경제가 대공황보다 더 어려운 ‘I’자형으로 폭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코로나19를 자연재해로 인식하면서 ‘V’자형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도 2차 충격이 올 것이라는 비관론과 빅 마켓이 올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엇갈렸다. 극단적인 비관론자는 18,000대, 1400대 중반까지 폭락한 다우존스지수와 코스피지수가 각각 10,000대, 1000대 밑으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각종 위기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이 오르는 정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낙관론자조차 당황할 만큼 주가가 급등한 데는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컸다. Fed는 최종 대부자 역할까지 포기해가며 공개시장 조작 대상에 국채뿐만 아니라 회사채, 심지어는 넣어서는 안 될 정크 본드까지 포함시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 폭을 더 확대했다.
각국 최고통수권자들도 한몫했다. 정치꾼 성향이 짙은 최고통수권자일수록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자 세계보건기구(WHO)의 2차 팬데믹 경고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경제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경제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된다. 코로나 사태로 골이 깊은 상황에서 경제 활동이 조금만 개선돼도 ‘기저 효과’가 겹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경제 활동이 재개되는 초기일수록 이 효과가 크게 나타나 경기 순환상으로 ‘저점(tough)’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지난 3월 중순과 비슷한 논쟁이 일고 있다. 주가와 경기 간 괴리가 심한 만큼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됐던 2분기 지표가 발표되는 3분기엔 조정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악의 경우 2차 팬데믹이 발생하면 더 이상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없기 때문에 3월 중순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눈에 띈다.
주가와 경기 간 괴리에 대해선 금융의 역할이 변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금융이 실물경제를 반영(following)하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2차 폭락’이 올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이 실물경제를 선도(leading)하는 시대에서는 ‘2차 랠리’가 올 가능성도 높다. 앞으로 돈을 회수하거나 금리를 올리는 출구 전략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정책 수단이 더 이상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열린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웹세미나에서 제3의 방안이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검토해 온 ‘금리 상한제’와 ‘수익률 곡선 직접 통제 방식’이다.
재정정책도 제3의 방식이 많다.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뉴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경기부양 효과가 작은 경직성 경비를 줄여 큰 투자성 항목으로 이전시키는 ‘페이-고(pay-go)’, 증세와 지출을 동일 비중으로 가져가 경기를 부양하는 ‘간지언’ 정책 등이 있다. 경기와 증시는 안정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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