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배제하고 마이웨이' 김종인 리더십 논란

입력 2020-06-09 09:16   수정 2020-06-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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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당내 중진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임기를 시작한 직후 당내에선, 특히 3선 이상 중진들을 중심으로 비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보수라는 이념 탈피' 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장제원 의원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김 위원장을 향한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일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 이후 하루에 한 번씩 맹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장 의원 또한 마이웨이 행보 중이다. 장 의원은 9일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개원 기념 특별강연을 연다. 이날 강연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나선다. 원 지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차기 대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해당 자리를 찾으며 당내 중진들과의 교감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장 의원을 비롯한 당내 중진들과 교감을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은 끝내 불발됐다. 장 의원 측에서 김 위원장에게 공식적인 초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무소속 4인방 복당 문제에 회의적인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도 '통합'의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 행보에 비토 정서가 큰 중진 인사들은 권성동·김태호·윤상현·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복잡한 상황을 이유로 이들과의 만남 조차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비대위 구성에서도 청년 3명, 여성 2명을 포함시키며 중진들을 배제했던 김 위원장은 당내 산하 위원회에서도 당내 중진들을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강·정책 개편 TF(태스크포스)도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들 중심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장 의원이 주도하는 세미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당 혁신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소속 4인방과의 만남도 조율하고 있지 않다"면서 "당내에서 풀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이에 집중하는 것이 당 개혁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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