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직접 연결하는 핫라인이 설치 2년 만에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6월 9일 12시부터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톱다운' 방식으로 남북대화를 이끌어 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역사상 처음으로 마련된 남북정상의 직접 소통 채널이 닫히는 것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핫라인은 1차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2018년 6월 20일 청와대 여민관 3층 문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에 개통됐다. 당시 청와대는 설치 완료 직후에 4분19초 동안 북측과 시험통화를 하기도 했다.
송인배 당시 제1부속실장이 북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3분2초, 곧바로 북측이 전화를 걸어와 1분17초간 대화를 나눴다.
이후 2018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핫라인을 사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청와대는 아직 핫라인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힌 적은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핫라인의 경우 실제로 남북정상이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와대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앞세우긴 했으나 '적대행위 중지를 명기한 9·19 군사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는 것이 근본적인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상호 간 9·19 군사합의 준수 의지를 확인하고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마련한다면 소통 채널이 복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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