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국내 최대 렌털 업체 코웨이의 재무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165%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148.6%로 16.4%포인트 낮아졌죠.
올 1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은 35.9%로 30%대 중반으로 올랐습니다. 2018년과 지난해 EBITDA 마진은 각각 28.6%, 24.5% 수준에 그쳤거든요. 올 들어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진 셈입니다.
1989년에 설립된 코웨이는 정수기와 공기 청정기 등 환경 가전 제품의 제조와 유통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매트리스와 전기레인지 등 생활가전 영역에까지 렌탈 제품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1998년 렌털 사업 개념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죠. 말레이시아와 미국, 중국 등 해외 사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습니다. 코디(CODY)를 앞세운 관리·마케팅 조직을 기반으로 탄탄한 시장 입지를 지키고 있죠. 국내 렌털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경쟁 강도가 거세지고 있지만 축적된 서비스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올 3월 말 기준 631만 계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K매직과 청호나이스 등 후발주자들은 계정이 아직 200만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웨이는 이미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리고 있죠. 하지만 재무상태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많았습니다. 대기업 계열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과 마케팅 및 제품 관련 투자 비용 증가를 감안해서죠. 실제 해외 시장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답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코웨이의 재무상태가 빠르게 좋아질 것이란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월 코웨이의 최대주주가 게임 업체 넷마블로 바뀌었습니다. 올 3월 말 기준 넷마블의 지분율은 25.08%입니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과거 웅진씽크빅이 최대주주일 때처럼 인수금융 관련 자금부담을 실질적으로 공유해야 할 가능성이 낮아졌습니다. 코웨이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일이죠.
넷마블로 주인이 바뀐 뒤 코웨이는 배당 성향을 축소했습니다. 지난 3월 배당정책 공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의 40%와 연결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20% 범위 내에서 연 1회 기말배당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이죠. 올 1분기에는 실제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현금으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이 빠르게 떨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코웨이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3조1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 들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도 안정적으로 계정 순증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수기 매출 비중은 줄고 있는데 공기 청정기와 매트리스 부문이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네요.
코웨이의 영업수익성은 매출 비중이 큰 렌털 매출의 채산성에 좌우됩니다. 렌털 매출 원가는 렌털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 서비스 제공에 따른 코디 수당, 부품과 설치 수수료 등으로 구성됩니다. 판매관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판매 수수료는 판매인, 코디가 가입을 유치하면 수취하는 수수료입니다.
코디 1명당 관리 계정을 확대하고 36개월 판매를 도입하는 등 계정 관리의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판매 수수료 비중은 2018년까지 약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신규 계정이 증가하고 렌털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답니다. 판매 수수료 비중은 37%로 올랐죠.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과거 70%를 웃도는 배당 성향을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향후 3년간 배당금 지급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배당금 축소 규모를 고려했을 때 운전자본 부담과 자본적 지출 등의 자금소요를 자체 현금창출능력으로 감내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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