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국내에서 총 13개의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임상시험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임상 2상에 들어가 있는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등이었다.
9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전날을 기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계획은 13건이다. 이 중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이 12건, 백신은 1건이었다.
13건 중 7건이 연구자 임상시험으로 진행되고 있고, 6건이 제약사가 하는 상업화 임상이다. 국내 상업화 임상 중에는 길리드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진행하는 렘데시비르 임상 2건이 3상에 들어가 있다.
이밖에 부광약품이 레보비르캡슐(임상 승인일 4월14일), 엔지켐생명과학이 'EC-18'(5월12일), 신풍제약이 피라맥스정(5월13일)을 이용해 각각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국제백신연구소는 백신 후보물질 'INO-4800'(6월2일)에 대해 임상 1·2a상을 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약물재창출 전략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약물재창출은 시판되고 있는 약을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다. 앞선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임상 2상부터 시작할 수 있어, 개발 기간을 단축한다는 장점이 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시험관 내 시험(in vitro)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다. 한국인 코로나19 환자의 검체로부터 분리한 바이러스를 이용한 시험 결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렘데시비르 칼레트라와 같은 기전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비알콜성지방간염 및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EC-18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C-18이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은 말라리아 치료제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 사이트 크리니컬트라이얼즈에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은 모두 858건이다. 지난 3월11일 기준 56건에서 전날 858건으로 급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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