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强달러…신흥국 통화 일제히 강세

입력 2020-06-09 17:42   수정 2020-06-10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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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신흥국 통화 가치도 끌어올리고 있다.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8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15% 오른 1602.86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중국과 한국, 대만,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25곳의 통화 가치를 반영해 산출된다. 신흥국 통화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높았던 지난 3월 23일 1547.33으로 3년여간 최저점을 찍었으나 현재 이 시점 대비 3.6% 반등한 상태다.

무엇보다 기축통화 발권력을 동원한 미국이 달러를 시장에 쏟아내고 있는 게 가장 큰 배경이란 지적이다. 브라질 헤알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은 이달 들어 5헤알 밑으로 하락(헤알화 가치 상승)했다. 헤알화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 대비 6헤알 수준이었다. 인도네시아의 미 달러 대비 루피아 환율도 지난 3월엔 1만6500루피아 이상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 1만4000루피아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3월 중순 미 달러 대비 80루블 선까지 하락했던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최근 들어 15%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초 바닥을 쳤던 터키 리라화 가치도 약 한 달 만에 5% 반등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 자금이 신흥국 주식 및 채권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가 최근 내놓은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는 신흥국 채권 및 주식 투자가 새로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신흥국 주식 및 채권에서 800억달러가 순유출됐으나 4월 171억달러, 5월 41억달러 순유입으로 바뀌었다. 봉쇄조치 완화 이후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신흥국 통화가치가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지난 7일 신흥국 통화가치가 기본체력(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돼 있어 미 달러 약세에 따른 혜택을 온전히 누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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