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가 잇따르는 데 대해 감염의 고리를 제때 차단 못하면 '수도권 대유행'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사진)은 1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집단감염이 전파되고 있다"며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한 집단감염이 중국동포교회, 엔비에스 파트너스, SJ투자회사 콜센터 등으로 전파되면서 이날 낮 12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93명으로 늘어났다.
서울 양천구 탁구장과 관련해서는 확진자가 3명 추가되면서 총 54명으로 집계됐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의 잠복기가 4일 정도로 짧고 환자 한 명이 생기고 그다음 환자가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세대기)도 3일 정도"라며 "이 안에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지 못하면 2차 전파, 3차 전파가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이 접촉자를 광범위하게 보고 검사·격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환자를 인지하는 시점이 늦어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바로 업무를 중단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으며 유행도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확진자는 이미 71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누적 40만 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WHO(세계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이달 8일 신규 확진자 수가 13만여 명에 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 본부장은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나 '사회적 봉쇄'를 완화하면서 다시 유행이 커지는 양상"이라며 "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 코로나19를 단기간에 종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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