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밀맥주 '불티'…대한제분 주가 '활활'

입력 2020-06-10 17:34   수정 2020-06-11 02:41

대한제분이 이틀 새 20% 넘게 올랐다. 대한제분이 상표권을 빌려준 ‘곰표 밀맥주’가 1주일 새 30만 개 팔리며 화제를 모은 효과다. 하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대한제분은 7.14%(1만1000원) 오른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4.9% 상승한 것을 포함해 이틀 동안 23.1%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급락분을 회복한 것은 물론 올해 상승률도 11.9%에 이른다.

‘곰표’라는 상표로 밀가루와 튀김가루, 부침가루 등을 생산해 파는 대한제분은 그동안 가치주로 분류됐다. 순자산이 7500억원이 넘지만 시가총액은 2000억원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825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1012억원), 투자부동산(428억원) 등 금방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2264억원에 달한다.

여느 가치주처럼 대한제분 주가 움직임은 무거웠다. 베타가 0.5다. 코스피지수가 1% 오를 때 대한제분은 평균적으로 0.5% 올랐다는 뜻이다. 그만큼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시장에선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달 편의점 CU에서 단독 출시한 곰표 밀맥주가 대한제분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 양조장이 만든 수제 맥주에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를 붙여 CU가 판매하는 방식이다. 초기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완판됐고, 1주일 동안 30만 개가 팔렸다. 1년 전 내놓은 ‘곰표 팝콘’도 덩달아 매출이 뛰었다. CU는 대한제분과의 협업 제품 3탄으로 ‘곰표 나초’를 지난 7일 출시했다.

대한제분은 곰표 상표권을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다. 하지만 실적이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장기적인 방향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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