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에너지의 신용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포천파워 등 알짜 자회사들이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데다 투자 대상 발전법인의 실적이 개선돼 수익 기반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림에너지는 올 1분기 426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냈다.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136억원, 2억원씩 적자를 냈다. 올 1분기 순이익만 133억원으로 벌써 지난해 전체 순이익(284억원)의 절반을 채웠다.
대림에너지는 2013년 설립된 대림그룹 계열의 중간지주사다. 대림산업이 70%, 대림코퍼레이션이 30% 지분을 갖고 있다. 포천파워와 포승그린파워를 주력 자회사로 갖고 있다. 포천파워와 포승그린파워 등 알짜 자회사는 대림에너지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포천파워는 경기도 포천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설비이용률은 20~30%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연간 1200억원의 용량요금을 수취하는 가운데 비용구조를 개선하면서 연간 1000억원을 웃도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내고 있다. 이용률 하락으로 탄소배출권 매각 이익까지 발생하고 있다. 포승그린파워는 경기도 평택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180억원의 EBITDA를 내고 있으며, 올해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차입금 원리금 상환이 시작돼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부턴 투자대상 발전법인까지 대림에너지의 든든한 수익 기반이 되고 있다. 대림에너지는 설립 후 국내외 발전법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올 3월 말 기준 대림에너지는 국내를 포함해 7개국의 신재생·화력 발전법인에 대해 지분 인수나 건설 단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국내 투자를 제외하면 발전법인에 대한 직접 투자가 아닌 중간 투자회사를 통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당수익과 운영관리 등을 통한 용역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투자사업의 실적 개선으로 지분법 이익이 늘고 있다.
해외 투자사업으로는 사업 초기 대림산업에서 양수한 호주 석탄화력 사업 외에 파키스탄, 요르단, 칠레에서 하고 있는 신재생 발전 중심의 프로젝트가 있다.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 민자발전사에 대한 전환사채(CB) 투자 원리금 회수가 완료됐다. 덕분에 올해 배당수익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투자법인으로부터 유입되는 배당 수익을 보면 2017년엔 58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142억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됐고, 올 1분기에만 463억원이 들어왔다.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앞으로 투자부담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전망이다. 대림에너지는 설립 초기 현금흐름이 적은 가운데 신규 투자는 계속되면서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의 유상증자 등에 의존했다. 하지만 유입되는 배당수익과 용역수익이 늘면서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돼 자체적인 충당이 가능해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경상적인 영업현금흐름과 추가 배당 여력, 보유 현금성자산을 고려했을 때 향후 투자금은 내부 현금흐름을 통해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말 기준 대림에너지의 총차입금은 1759억원이다. 회사채 1500억원과 은행 차입금 259억원 등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980어권으로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 차입금(5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대림에너지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현재 A-인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규 사업 투자와 이에 따른 재무부담 증감 추이, 투자대상 발전사업의 실적과 투자 수익 실현 여부를 감안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